근래 들어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다.
주식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가 참여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그만큼 리딩방 초대 문자는 참 많이도 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리딩방 초대 문자는
안 봐도 뻔히 사기인걸 알지만,
하루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리딩방에 직접 참여해 봤다.
*경험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지만 재미를 위해 주인공을 ‘최 과장’으로 설정함.
최 과장(만 42세, 기혼)은 그냥 그저 그런 회사의 그냥 그저 그런 회사원이다.
나름 투자 공부와 시장 정보력을 가지고 주식에 손을 대고 있지만 최 과장의 주식 잔고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사업이건 투자건 간에 언젠가는 한방을 크게 터뜨려 자랑스러운 남편이나 아들 또는 아버지가 되고 싶단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리고 그날이 오는 날 최 과장은 멋지게 사표를 던지리..
평범했던 어느 날, 최 과장은 문자 한 통을 받는다.
[Web발신]
*만원으로 월 4,000,000 버는 방법
*진짜 무료!
*진짜 유명한 투자자의 주식 매매법 공개!
‘지겨워. 또 주식 권유 문자네..’
평소와 같이 문자를 삭제하려던 찰나,
최 과장의 머리에 번뜩이는 생각이 났다.
‘만원으로 월 400이라..
어차피 무료니까 일단 보기만 해 보자’
오픈채팅방에 들어오자 300명 정도의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이전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근래 시황과 주요 종목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무료방인데 이 정도야? 따라 하기만 해 볼까..
유료방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그때 나가면 되지 뭐’
리딩방 관계자는 스윙식 매매법을 주로 이용한다며 수시로 톡을 보낸다.
[매수신호] A주식 2,150원 이하 비중 5% 로 사세요.
[매수신호] B주식 24,900원 이하 비중 10% 로 사세요.
[매도신호] A주식 2,450원 전량 매도! 매도가를 놓쳤더라도 부근에서 전량 매도해야 합니다.
[정보] B주식은 5분선에서 버티고 있는 모습인데, 이 선을 이탈할 경우 추가 매수나 과감한 손절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매수신호] C주식 7,820원 이하 비중 5% 로 매수하세요.
[정보] C 주식은 현재 삼성 증권에서 대량 매수 중이며 조금 더 지켜볼 예정입니다. 예상외로 하락할 시 추가 매수 할 수도 있으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체결 강도는 양호한 편입니다.
등등 며칠 동안 나름 고급(?)으로 보이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최 과장도 싱글벙글한걸 보니 약간의 재미를 본 모양이다.
‘제법 실력 있는 분이 알려주시네.‘
리딩방 관계자가 매수•매도 신호를 줄 때마다
몇 십만 원이나 되는 수익 인증 사진들이 수많이 올라온다.
‘와~ 이 사람은 5분 만에 40만 원 익절이야?’
최 과장은 처음부터 리딩방을 믿지 않고 추천 종목을 20-30만 원 내외로만 매매했음을 후회한다.
그리고 타인의 수익 인증으로 욕심이 생긴 최 과장은 점점 비중을 높여가며 종목 매매에 참여한다.
가끔은 1-2분 안에 매수•매도가 이뤄져 매매를 하지 못하거나, 리딩방의 종목 중에서도 물린 종목이 있지만 걱정하지 않고 그저 따라 하기에 바쁘다.
‘얘는 물렸지만 부지런히 따라가서 복구하면 괜찮아’
리딩방에서는 며칠 동안의 스윙 종목을 기록하며 몇 연승인지 그간 누적 수익률은 몇 퍼센트라느니 등의 내용을 공유하며 서로를 축하한다.
*물리거나 손절한 종목들은 은근슬쩍 매매기록에서 빠져있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리딩방의 친절한 방장은 ‘종목 상담’을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최 과장은 지인의 권유로 매수해 물려있던 주식 ‘DDD바이오’ 종목을 상담받고 ’친절한 방장님‘을 조금은 더 신뢰하기로 한다.
*리딩방에는 일반인인척 하는 첩자들이 바람을 잡고 있는데 최 과장은 이를 모르고 있다.
그러던 중 며칠 뒤 상장예정인 xx주식은 사실
리딩방 자신들의 ‘주력주’라며,
이번에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1. 보호예수 중인 xx주식을,
2. 상장일을 며칠 앞둔 오늘 지금,
3. 리딩방 참여자들에게만,
4. 공모가보다 낮게 매수할 수 있는 특별 혜택
을 주겠다고 한다.
리딩방에 미리 심어둔 첩자들과 몇몇 진짜 일반인들은 공모가보다 낮게 xx주식을 매수를 하겠다며 나서고,
최 과장 또한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다며 방장에게 1:1 채팅 문의를 한다.
하지만 최 과장은 당연히 ‘탈락’ 당했다.
*사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지 않은 주식을 매매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보호예수 물량 매수 심사에 합격한 ‘첩자’들은 가짜 인증 사진을 올리고
최 과장은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그리고 드디어 D-day xx주식의 상장일.
상장 당일 몇백 프로 수익을 인증하는 사진들을 보고, 비상장 주식에 대한 꿈이 생기기 시작한 최 과장.
주식의 답은 비상장 주식이라며
리딩방에서 다음 ‘주력주’라 불리는 비상장 주식은 반드시! 매수하리라 다짐하는 최 과장이다.
머지않아 리딩방 관계자는 다음 주력주로
‘uu전기자동차’를 소개한다.
-올해 상반기 우회상장 예정 기업.
-인도 네팔 등 개발 도상국과 1조 협약.
-상장 동시 최소 500% 수익 확정.
-사기나 의심 방지를 위해 주식을 먼저 입고해 드립니다.
관련 뉴스 링크와 동영상 등 많은 자료를 받았지만 막상 비상장 주식을 매수하기가 조금 망설여지는 최 과장이다.
본인이 나름 꼼꼼하다고 생각하는 최 과장은 인터넷에 ‘uu전기자동차’를 검색해 상장이 추진 중이라는 기사와 1조 원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내용, 그리고 제법 건실한 회사로 보이는 회사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우회상장은 원래 비밀리에 진행되는 고급 정보라는 리딩방의 말을 덥석 믿는다.
*최 과장이 확인했던 뉴스 기사들은 광고성 뉴스였지만, 최 과장은 그대로 믿었다.
리딩방에서 ‘uu전기자동차’를 1주당 26,500원으로 제시를 받은 최 과장은 1주당 10만 원의 손익이 발생한다는 생각만으로
지금 자산을 얼마까지 영끌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비상장주식인 ‘uu전기자동차’는 액면가가 500원짜리에 불과했고,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도 1-2천 원에 거래되고 있었지만 최 과장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
싱글벙글 계산기를 두드리는 최 과장에게 지나가던 박 대리가 물어본다.
“최 과장님, 좋은 일 있으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냐~~ 하하하
근데 요즘 유럽여행 가려면 얼마 정도면 되지?”
과연 최 과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리딩방에 직접 참여한 경험 사실을 바탕으로 약간의 각색을 더했다.
위 리딩방의 내용은 누가 보더라도 비상장 주식 사기인데,
이걸 또 1:1 상담을 신청해
수 억 원어치의 비상장 주식을 사게 되어
기쁘다고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이 있더라..
(그분이 첩자인지 진짜 일반인 인지는 모른다.)
만약 나에게 무조건적으로 수익이 보장된 비상장 주식이 있다면
그 기회를,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가?
본인은 절대적으로 ‘No’.
그리고
리딩방 사기꾼들은 나름대로 스윙이나 보호예수등 주식 용어를 써가며 전문가 행세를 하지만,
*본인에게 주식에 대한 기본 지식만 있다면 사기당할 일이 절대 없다.
무엇보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거래 사이트에 가보면 현재 얼마에 거래가 되고 있는지 다 나온다..
비상장 주식 사기를 당하는 사람은
주식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을뿐더러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채로 돈만 좇다 보니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알아보고 사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이지 않은가?
이런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참 안타깝긴 하지만
무지하여 사기를 당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한심하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주식 리딩방에선 보통 자연스레 사기를 유도하는데, 기본 상식을 알아두면 사기를 피할 수 있다.
1. 보호예수는 그 기간이 끝나지 않으면 하나님이 주식을 해도 팔 수 없다.
2. 비상장 주식을 권유한다?
그럼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해당 주식의 시세를 확인해 보자. 공시 일정 및 심사 중인 종목도 나오니 확인이 가능함.
http://m.38.co.kr
3. 이 바닥에 남 잘되라고 무료로 베푸는 사람은 없다.
명심 또 명심들 하시고,
우리 모두 사기당하지 맙시다.